홈   >   SMT Around 이 기사의 입력시간 : 2026-01-31 (토) 5:05:23
체감경기 반등은 ‘미약’… 설비투자는 ‘선택과 집중’
20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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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회복에도 제조업 설비투자 판단 ‘보수적’   
장비업계 “공정 효율·자동화 요구 뚜렷…ROI 명확한 설비만 논의” 



`26년 1분기 제조업 체감경기가 소폭 반등했지만, 기업들의 투자 심리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경기전망 개선 신호가 나타나고 있으나, 고환율과 고비용 구조가 내수기업과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여력을 제한하고 있다. 설비·제조장비 시장에서도 대규모 증설보다는 공정 효율 개선과 자동화 중심의 선별적 투자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장비업계는 “이제 고객들은 ‘얼마나 빨리 설치할 수 있나’보다 ‘얼마나 비용을 줄여주나’를 묻는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08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6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77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대비 3포인트 상승했지만, 18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하회하며 경기 회복의 체감 강도는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다.
수출기업 BSI는 90으로 전 분기 대비 16포인트 상승했다. 관세 불확실성 완화와 일부 주력 품목의 글로벌 수요 회복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반면 내수기업 BSI는 74에 그치며 고환율과 소비 회복 지연의 부담을 드러냈다. 이러한 온도차는 설비투자 흐름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88)과 중견기업(88)은 비교적 개선된 전망을 보인 반면, 중소기업(75)은 여전히 체감경기가 낮았다. SMT 생산설비 제조 및 공급업체 관계자는 “중소 제조기업들은 신규 장비 도입보다 기존 설비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비용을 버티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며 “상담은 이어지지만 실제 발주까지 이어지는 비율은 낮다”고 전했다.

장비업계 “라인 증설 문의 줄고, 자동화·개선 투자 늘어” 

이 같은 흐름은 설비·제조장비 시장의 질적 변화를 의미한다. 장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객사의 투자 상담은 신규 공장이나 라인 증설보다는 기존 공정의 효율 개선, 인력 절감, 불량률 감소에 집중되고 있다.



한 SMT 장비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생산량 확대를 전제로 리플로우, 마운터 라인을 통째로 교체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특정 공정만 자동화하거나 노후 장비를 부분 교체하려는 문의가 대부분”이라며 “투자 금액보다 얼마나 인건비와 불량 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를 가장 먼저 따진다”고 말했다. 자동화 설비 업체 관계자도 “고환율로 수입 장비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고객들은 설비 도입 시 투자 회수 기간을 이전보다 훨씬 보수적으로 계산하고 있다”며 “설비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ROI가 명확하지 않으면 결정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화장품이 여전히 설비투자를 논의하는 핵심 산업으로 꼽힌다. 반도체는 AI 확산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반등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화장품 업종은 북미·일본·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K-뷰티의 위상이 강화되며 전 분기 대비 52포인트 급등, 조사 대상 업종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반도체 업종의 BSI는 120으로 조사 대상 업종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도체 장비업계 관계자는 “전공정 대형 투자는 일단락됐지만, 후공정과 패키징 분야에서는 자동화와 수율 개선을 위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검사, 핸들링, 공정 모니터링 설비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예전처럼 ‘라인 하나 더 깐다’는 개념이 아니라, 기존 라인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투자가 중심”이라고 덧붙였다.



‘2026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조사에서는 고환율의 영향에 대한 기업 인식 부문에서 부정적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3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고환율로 실적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기업은 38.1%에 달했다. 이는 ‘수출 실적이 개선됐다’는 응답(8.3%)의 4.5배 수준이다.
특히 내수 중심 기업 중 원부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23.8%), 수출기업임에도 수입 원가 상승 부담이 더 큰 기업(14.3%)이 실적 악화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환율 영향이 크지 않다는 응답은 48.2%로, 사업 구조상 환율 영향이 제한적이거나 긍·부정 효과가 상쇄된 경우가 다수를 차지했다.
경영성과 측면에서도 부담은 여전하다. 조사 결과 제조기업의 65.1%가 연간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며, 영업이익 목표 미달 기업은 68.0%로 더 많았다. 영업이익 달성의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는 원부자재 가격 변동(65.7%), 인건비 상승(53.7%), 환율 요인(27.5%), 관세·통상 비용(14.0%)이 꼽혔다.



제조기업의 영업이익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은 설비투자 판단의 핵심 배경이다. 매출보다 비용 문제가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설비투자 역시 원가 절감형으로 방향이 명확해지고 있다.
설비업계에서는 인력 의존도를 낮추는 자동화 설비, 불량률을 줄이는 검사 장비,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는 설비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입을 모은다. 한 장비업체 임원은 “요즘 고객들은 ‘이 설비가 몇 명을 대체할 수 있는지’, ‘불량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숫자로 요구한다”며 “설비 도입이 곧바로 손익 개선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투자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26년 초 제조업 설비투자는 위축과 확대가 동시에 존재하는 선별적 투자 국면이 예상된다.  반도체·화장품 등 성장 산업은 기술 고도화와 자동화 중심의 투자를 이어가지만, 다수 전통 제조업은 비용 절감과 효율 개선에 초점을 맞춘 방어적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설비업체에게도 쉽지 않은 시기지만, 반대로 고객의 요구가 명확해진 시장이기도 하다”며 “단순 장비 판매가 아니라 공정 개선과 비용 절감까지 설명할 수 있는 업체만이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설비투자 시장은 더 이상 양적 확대의 시기가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얼마나 투자하느냐’보다 ‘어디에, 어떤 효과를 기대하며 투자하느냐’가 제조업과 설비업계 모두를 관통하는 키 포인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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