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안정한 여건 속 전년 대비 11% 감소한 12억4천만대 추정
상반기까지 어려움 지속, 하반기 들어 반등 시도 예상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대비 11% 감소한 12억4천만대 규모가 예상되며, 올해에는 이보다 2% 상승한 12억6천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www.counterpointresearch.com) 리서치의 ‘최신 스마트폰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는 “미국발 금리 인상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추세는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크게 위축시켰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스마트폰 제조원가에 압박을 주면서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면서, “`'22년 스마트폰 시장은 당초 예상을 크게 하회하며 전년 대비 11% 감소한 12억4천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이 같은 어려움은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부사장 피터 리차드슨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추가 금리 인상, 기업 실적 악화, 중국 경기침체, 우크라이나-러시아 갈등 장기화, 유럽의 정치적 혼란, 미국의 중국 수출 제품 통제 강화 등이 모두 스마트폰 시장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게 하고 있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 중저가 부문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고 상대적으로 탄력적인 프리미엄 부문은 지속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윤정 수석 애널리스트는 “최근 ASP 상승세와 예전 대비 길어진 교체 주기를 고려할 때, 당분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코로나 발생 이전 수준으로 급격히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지난해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역대 최고 수준인 43개월에 도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올해부터 점진 단축될 것으로 보이지만 40개월 이상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에서는 2024년부터 글로벌 경기 회복에 발맞춰 중저가 5G 스마트폰 보급화가 가속화될 것이며, 스마트폰 시장 성장 폭이 좀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주요 지역 이동통신사들이 5G 플랜을 적극적으로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스마트폰 공급사들도 폴더블폰과 같은 신규 폼팩터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 및 프로모션을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주요 동남아시아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줄었지만, 4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하량은 오히려 늘어났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동남아시아 스마트폰 시장 월간 채널별 트래커’에 따르면, 주요 동남아시아 시장의 프리미엄 스마트폰(400달러 이상) 출하량이 2022년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반면에, 3분기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보고서에서는 “동남아시아는 여전히 거시경제적 역풍을 맞으면서 기업 및 소비자 심리도 위축되었고 일부 국가의 FDI 규모와 더불어 투자도 둔화되었다”면서, “이러한 여러 요인으로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은 2022년 4분기 이전에 있었던 필수 재고보다 더 많은 재고가 쌓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대비 큰 폭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통상 9월에는 동남아시아 스마트폰 시장의 출하량이 지역 전체에 걸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2022년 소비자 심리 위축이 지속되면서 시장이 주춤했다. 저소득 계층은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휘청거리고 있으며, 이는 전반적인 출하량 감소와 재고 증가로 이어진다. 그러나 4분기 축제 시즌으로 약간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 시장에서 2022년 3분기 실적을 보면 일부 브랜드의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의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3% 줄어들었지만, 애플의 출하량은 모든 주요 국가에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그 중 베트남에서의 아이폰 출하량은 주변 국가보다 빠르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띄었다.
5G 스마트폰 수요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과 같은 일부 국가에서는 둔화된 반면 비교적 네트워크환경이 양호한 태국과 필리핀에서는 소비자들의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5G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더 빨리 증가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마진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여전히 소비자에게 좋은 패키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프로세서, RAM, 내부 저장소, 배터리 용량 및 충전 속도와 같은 사양은 여전히 우선 순위로 여겨지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소비자들은 5G를 구매 요인으로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더라도 이를 미래에 필요한 기능으로 여기고 있다.
필리핀의 글로브(Globe)와 같은 통신 사업자는 대도시 지역을 넘어서 5G 인프라를 확장하는 데 열심인 반면, 인도네시아에서는 광업과 같은 산업분야에서 5G 사용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400달러의 5G 스마트폰 가격대 부문은 전년 대비 73% 성장하면서, 5G 스마트폰이 대부분의 업체에서 주요 제품군으로 자리잡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글랜 카르도자(Glen Cardoza) 애널리스트는 동남아시아의 경제 상황에 대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과 같은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국가는 일반 소비자들이 겪는 물가 상승의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2022년 3분기에 금리를 인상했다. 3분기 중 인플레이션은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평균 5%대를 기록하였으며, 놀랄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주었다”면서, “특히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으면서 연료, 물류 및 주요 품목의 가격 인상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스마트폰 구매 등 큰 비용은 미루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제조사들은 여전히 구형 모델을 필수 재고 이상으로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8월 이후 출시되는 신모델은 계속해서 5G 기기로 시장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소매 업체는 체험 매장, 결제 편의성 향상, 보상 판매 및 AS 개선 등의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삼성의 갤럭시 A04s 및 비보의 Y02s와 같은 모델은 저가형 스마트폰 출하량을 다시 늘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시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