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소원인 3C(China, Components, Chain) 꼽아
`23년 수출 감소 예측이 많아
올 하반기 우리 수출이 상반기에 비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미국 등의 수요 감소, 원자재가 인상 등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전례 없는 수출 호조 속 무역적자는 계속 누적될 것이란 예상이기도 하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 www.korcham.net)가 최근 국내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외환경 변화에 따른 수출 전망과 정책과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64.7%는 ‘올 하반기 수출은 상반기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큰 변동 없을 것’의 답변은 23.0%, ‘증가할 것’ 항목에 체크한 비중은 12.3%이었다. 하반기 수출 변화율 전망을 평균한 결과 상반기 대비 –2.81%로 나타났다.
수출 감소를 예상한 기업들은 ① 중국 등 주요 대상국의 수요 감소를 나타내는 ‘차이나 리스크’(China Risk)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44.3%), 다음으로 ② 부품, 원자재가 인상 충격(Components and Commodity Shock)(37.6%), ③ 공급망 위기(Chain Crisis)(18.1%) 순으로 많았다.
대한상의의 중국 진출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평균보다 높은 72.1%의 중국진출기업들이 ‘하반기 수출 감소’를 예상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1분기 4.8%에서 2분기 0.4%로 크게 하락했다. 중국의 수출 성장률도 올 상반기 14.2%로 전년 동기(38.5%)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중국내 소비 및 고용 회복이 더딜 뿐만 아니라, 장기 수출 둔화 가능성도 있어 빠른 경제회복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대외적인 악재로 인해 對중국 수출변화 전망도는 상반기 대비 평균 –5.32%로 다른 국가·지역보다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의견이 많았다. 업종별로는 가전(-6.67%) 업종의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음은 섬유·의류(-5.86%), 철강(-4.32%), 조선·플랜트(-0.3%), 제약·의약품(-0.67%) 업종순이었다.
원자재 가격인상을 원인으로 많이 체크한 이유에 대해 대한상의는 “기존 공급망이 막힌 데다 원자재 가격마저 급등하면서 수급 불안정, 원가 부담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이라고 분석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19가지 원자재 가격을 평균 산출한 ‘CRB(Commoditiy Research Bureau)’ 지수는 지난 6월 9일 351.25로 최고점을 찍었으며, 이는 올 초(1월 3일 기준, 247.69) 대비 41.81% 상승한 수치다. 이후 하락세를 보여 200 후반대로도 떨어진 바 있으나 현재(8월 15일 기준) 309.76으로 작년 동시기(8월 17일 기준, 277.59) 대비 82.17포인트 높은 편이다. 대한상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불안해진 원자재가 가격에, 전 세계 주요 곡창지대를 덮치고 있는 이상기후 사태가 곡물과 원자재 가격의 불안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망 위기도 하반기의 어두운 그림자다.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글로벌 물류난’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가 겹치면서, 국내 기업들은 원자재 수급 애로, 해상·항공 물류지연과 비용 급상승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상의는, “해상운임의 경우 약 3.9배 상승했으며(상하이운입지수:(2020.1)999 → (2022.7)3,887, '20년 초 대비 3.9배 상승, 기재부 분석), 같은 기간 홍콩~북미 노선의 항공운임은 2.7배 증가하기도 했다(홍콩-북미 운임(2020.1) $3.14 →2022.7) $8.49)”고 덧붙여 설명했다.
‘대외환경 변화에 따른 수출 전망과 정책과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수출전망도 어둡다. 조사대상의 66%는 ‘올해보다 더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큰 변동 없을 것’ 항목에는 18.3%, ‘증가할 것’에는 15.7% 응답했다.
국내 기업들이 바라는 정부의 대외정책은 ‘글로벌 공급망 확보 등 경제안보 강화’(37.3%)였다. 다음으로 ‘신규시장 진출 등 수출다변화 지원’(26.1%) ‘양자·다자 자유무역협정 확대 등 통상전략 강화’ (25.3%), ‘주요 수출대상국과의 무역구조 분석 및 전략산업 육성’ (11.3%)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공급망 다각화를 위해 중점 협력해야 할 국가 1위는 미국(47.3%)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자원, 첨단기술 등을 모두 보유한 안정적 공급처로 인식되기 때문”이라는 상의측 설명이다. 2위는 중국(33.7%)이었으며 다음으로 유럽(15.3%), 중동아프리카(13.0%) 순이었다.
기업들은 미국 주도의 협의체인 ‘칩4 동맹’ 참여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참여하지 말아야한다’는 응답은 불과 5.3%에 그쳤다. 다만 ‘참여는 하되 당장은 보류하는 것이 낫다’는 기업이 41.3%로 보다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었다<참여해야 한다 53.4%>. 참여해야 하는 이유로는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우세를 점할 수 있다는 기대(50.0%)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반도체 공급망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41.9%)고 인식하는 기업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미국의 요구 거절하기 어려울 것 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