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SMT Around 이 기사의 입력시간 : 2026-03-01 (일) 2:43:58
중국 제조굴기 10년의 평가, 주요 산업 공급망 ‘장악’
20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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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T, 美 USCC의 「중국제조 2025」 보고서 발표   
글로벌 제조 경쟁력 강화, ‘기술 표준’ 향해 항해
 


지난 2015년, 전 세계 산업 지형을 뒤흔들겠다는 야심 찬 포부와 함께 등장했던 중국의 산업 고도화 전략인 「중국제조 2025」가 마침내 그 이행 종료 시점에 도달했다. 당초 서구권과 한국 산업계 일부에서는 국가 주도의 자원 배분이 가진 한계를 지적하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기도 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 그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파괴적이고 입체적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과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반도체 등 일부 첨단 분야의 수치적 목표 미달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조선, 범용 반도체 등에서 압도적 성과를 거두며 미국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광범위한 제조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한국의 주력 산업인 로봇, 자동차, 배터리 분야에서 이미 한국의 경쟁력을 추월했다는 평가이다. 

최첨단 산업계의 중국 추월과 제조 생태계의 고도화 

「중국제조 2025」는 중국이 단순히 물량을 쏟아내는 ‘세계의 공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는 ‘글로벌 리더’로 탈바꿈하기 위해 수립한 다단계 산업 마스터플랜이다.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글로벌 선도 국가가 되겠다는 장기 로드맵의 첫 단추였던 이번 전략은 10대 중점 분야를 설정하고 국가 역량을 총동원했다.




USCC가 시장 점유율, 현지화 비율, 자국 생산 능력 구축 등 세 가지 핵심 지표를 중심으로 검토한 결과, 중국은 약 50%의 기술 분야에서 목표를 광범위하게 달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전기차 및 신에너지차(NEV), 전기 장비, 해양 공학 및 첨단 선박 분야는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중국 제조업의 새로운 얼굴이 되었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중국식 국가 자본주의’의 정수가 담겨 있다. 중국 정부는 산업 지원을 위해 시장 진입 장벽 설치, 막대한 보조금, 세금 감면, 재정 인센티브 지원, 기술 이전 의무화, 정부 기금을 통한 지분 투자 등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대규모로 연계하여 동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은 단순히 기술 하나를 개발한 것이 아니라 원자재부터 최종 완제품까지 이어지는 수직 통합된 공급망 자체를 국가가 설계하고 구축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한국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악화가 뚜렷해졌다. 산업연구원(KIET)이 양국 3대 산업의 가치사슬, 기술, 가격, 품질 경쟁력을 정밀 비교한 결과, 「중국제조 2025」를 통해 집중 육성된 자동차(전기차·배터리·자율주행 포함), 로봇 분야에서 한국은 이미 중국에 주도권을 내주었거나 추월당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구 개발(R&D), 조달 공급망, 생산과 서비스, 시장 수요 등 모든 가치사슬 단계에서 중국의 경쟁력은 한국과 유사하거나 더 높았다. 특히 로봇 분야는 중국의 막대한 내수 시장과 정부의 로봇 굴기 정책이 맞물리며 한국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반도체 분야 역시 종합 경쟁력은 한국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으며, 인공지능(AI) 칩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분야에서는 오히려 한국을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액정 디스플레이(LCD) 시장이 중국의 저가 공세와 급격한 기술 추격에 잠식당했던 사례가 이제는 자동차, 로봇, 배터리 등 우리 경제의 기둥인 전 분야에서 재현되고 있다. 특히 배터리와 기타 핵심 기술의 혁신이 휴머노이드 로봇 및 자율주행차 개발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기술 전이 효과’가 발생하면서, 중국의 혁신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차세대 IT 기술 부문에서 중국의 행보는 전략적이고 영리했다. 미·일·네덜란드의 수출 통제로 인해 14나노미터(nm) 이하 첨단 공정 반도체 제조 장비 확보에는 차질을 빚었으나, 중국은 역설적으로 28나노미터 이상의 범용 반도체(Legacy Chip) 시장으로 눈을 돌려 해당 시장을 집어삼키고 있다. 

「중국제조 2025」 핵심 성과, 반도체와 모빌리티의 비상  

「중국제조 2025」 10년의 여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차세대 IT 기술과 에너지 절약형 차량 부문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이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주도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USCC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년까지 내수용 칩의 50%를 자급하겠다는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미국의 수출 규제로 인해 20나노미터 이하 첨단 미세 공정 장비의 국산화율은 여전히 10% 미만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중국은 전략을 수정하여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가전의 핵심인 ‘범용 반도체(Foundational Chip)’ 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그 결과, `15년 19%였던 범용 노드 로직 칩의 글로벌 점유율은 `23년 33%로 껑충 뛰었다. 중국은 글로벌 수요를 상회하는 압도적인 제조 역량을 구축해 단가를 낮춘 뒤, 수출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사들을 고사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실제로 대만의 파워칩(Powerchip)은 중국 업체와의 출혈 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사업의 초점을 AI 관련 신제품 라인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24년 1분기, 중국의 SMIC가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를 제치고 파운드리 세계 3위 기업으로 부상한 것은 이러한 ‘범용 반도체의 역습’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에너지 절약형 및 신에너지 차량 분야는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화려한 ‘트로피’다. 중국 정부는 이미 `21년 국산 NEV 300만 대 판매 목표를 달성했고, `24년에는 내수 시장 점유율 91%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BYD의 성장은 경이적이다. `15년 약 7만 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24년 427만 대로 수직 상승했다. `25년 4월, BYD가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를 추월한 사례는 중국의 수직 계통 공급망(원자재 가공-배터리-완성차)이 완성되었음을 입증한다. 중국은 `15년부터 5년간 보조금 수령 조건으로 자국산 배터리 사용을 강제하며 생태계를 보호했고, 이제는 유럽 등 기성 브랜드의 안방까지 위협하는 포식자로 성장했다.

포스트 2025의 야심, ‘중국표준 2035’  

중국은 이제 「중국제조 2025」의 성과를 발판 삼아 차기 전략인 「중국표준 2035」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공산당 20기 4중 전회를 통해 가시화된 이 전략은 단순히 제품을 잘 만드는 것을 넘어, 글로벌 기술 표준 자체를 중국이 제정하여 전 세계 산업의 ‘룰 세터(Rule Setter)’가 되겠다는 야심을 담고 있다.
「제15차 5개년 규획(2026~2030)」과 연계된 이 계획은 메타버스,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양자 컴퓨터, 휴머노이드 로봇, 생성형 AI 등 9대 미래산업과 차세대 IT, 신에너지 차량 등 8대 신산업의 국제 표준을 선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술 표준 선점은 단순한 경쟁 우위를 넘어 제품 설계와 향후 규칙 제정 측면에서 중국의 통제권이 글로벌로 확대됨을 의미한다. 이는 곧 한국 등 경쟁국 기업들이 각종 라이선스 수수료를 지불하며 중국이 정한 규격에 맞춰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기술 종속’의 시대를 의미할 수 있다.



중국의 전기차 성공 사례는 향후 다른 산업에도 적용될 중국의 ‘필승 공식’을 보여준다. 중국 정부는 이미 `21년에 국산 NEV 300만 대 생산 목표를 조기에 달성했으며, `24년 기준 내수 시장 점유율은 무려 91%에 육박한다. 중국의 전기차 성공 요인은 ‘수요’와 ‘공급’의 입체적 지원에 있었다. 공급 측면에서는 보조금, 저금리 대출을 제공하고, 수요 측면에서는 구매자에게 세금 감면과 신속한 차량 등록 등을 지원했다. 특히 `15년부터 `19년까지 보조금 수령 조건으로 중국산 배터리 사용을 사실상 의무화한 정책은 CATL과 BYD가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보호막’ 역할을 했다. `25년 4월, BYD가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를 추월하며 판매량 1위를 기록한 것은 이러한 10년간의 치밀한 정책적 빌드업이 완성되었음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이러한 중국의 산업 정책이 야기하는 과제는 특정 기술의 발전뿐만 아니라 중국 제조업 및 혁신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향상에 있다. 부품 고도화, 공급망 통합, 생산 공정 개선을 통해 중국의 반복과 혁신 속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빨라지고 있다. 중국 현 산업 정책의 파급 효과는 자국 기업의 다양한 기술 상용화에 있어 거대한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차기 산업 정책 시행 시 해외 기업은 기존 산업의 시장 점유율 감소뿐만 아니라 신흥 분야의 입지 확보에 있어서도 상당한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은 글로벌 수요를 넘어서는 제조 역량을 구축해 가격을 낮춘 후 수출 시장에서 경쟁사를 제치고 글로벌 지배력을 확립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범용 반도체와 배터리 제조 역량 확대가 이를 뒷받침한다. 중국 전자제품 제조 산업이 범용 반도체의 최대 수요처인 만큼, 자국 시장 장악만으로도 외국 생산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2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반도체 구매량의 30% 이상을 차지하였으며,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점유율조차 50%를 상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KIAT는 “「중국제조 2025」가 중국 기업의 혁신 역량 강화 및 글로벌 제조업 부가가치 점유율 확대 등 고차원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고, 그 전략적 가치는 개별 부문별 성과 지표를 뛰어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글로벌 제조업 비중은 `15년 25.9%에서 `23년 28.8%로 확대되었고, 제조업 수출 점유율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실제로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제조 2025」 10개 분야와 관련된 글로벌 수출 증가분의 약 1/4을 중국 기업이 독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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