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설비투자 & 수출증가세 반전
하반기 경기는 짙은 ‘안개속’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1사분기 거시지표 악화를 점쳤다. 지난달 발표한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2020년 1사분기)’보고서에서는, 1월까지 전체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거시경기지표들은 비교적 양호한 모습이나, 이후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1사분기 마이너스 경제성장률 및 경기종합지수의 하락을 예상했다. 이어, 2019년 정부 지출이 성장을 견인하면서 2%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였으나, 2020년 1사분기에는 특별한 성장 동력이 없는 한 逆성장할 것이고, 각종 경기지표가 2월 이후 하락하고 있어 재(再)침체 국면 진입을 예측했다.
부문별 경기 동향
설비투자 반등의 중단
2019년 4사분기의 미약한 반등세가 2020년 1사분기에 일시적으로 중단된 모습이다. 전년동월대비 설비투자지수 증가율은 2019년 12월 11.2%에서 2020년 1월 △3.8%로 급락했다. 전월대비로도 2019년 12월 8.0%에서 2020년 1월 △6.6%로 급락했다. 설비투자 선행지표 중 국내기계수주액은 2019년 11월 이후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설비투자 회복 가능성을 열었으나, 자본재수입액이 2020년 1월 들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보고서에서는 1월 설비투자 지수가 전기대비 및 전년동기대비 모두 급락하여 침체를 벗어나는 데 다소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증가세 반전
2월 수출은 조업일수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면서 2018년 12월 이후의 14개월 연속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2020년 2월 수출은 전년동월보다 조업일수가 늘어나 1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되었으나,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할 경우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한편, 대부분 수출시장에서 증가세를 기록하였으나 對중국 수출이 1월에 이어 2월에도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對중국 수출은 2020년 1월과 2월 모두 감소세(1월 △10.7%, 2월 △6.6%)를 기록하였으며, 2월 중 對미국 수출(9.9%) 및 아세안 수출(7.5%)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15개월 만에 플러스(9.4%)로 전환되었으나, 자동차(△16.6%), 석유화학(△9.7%), 석유제품(△0.9%) 등이 부진한 모습이었다.
산업별 경기 동향
2020년 1월에 들어 제조업의 생산, 출하, 재고 등 핵심 산업지표가 침체되는 반면 가동률은 높아졌다. 제조업 생산은 2019년 11월 및 12월에 증가세를 기록하기도 하였으나, 2020년 1월에 들어 감소세로 전환했다. 1월 제조업 생산증가율(전년동월대비)은 반도체(39.6%), 의약품(6.1%) 등이 증가하였으나, 자동차, 전자부품 등이 감소하면서 △2.2%를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2019년 11월 저점에서 높아지는 추세이며, 2020년 1월에는 75.8%를 기록했다.
2019년 12월에 출하가 증가하고 재고가 감소하는 긍정적 신호가 있었으나, 2020년 1월에 들어 다시 ’출하 감소 - 재고 증가‘의 불황 국면 모습이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경기 방향성을 결정 짓는 요인으로, ▶ 코로나19의 확산 기간 및 범위 ▶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경제의 정상 성장 경로 이탈 등을 꼽았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최근 어떤 바이러스성 질병보다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확산 기간과 범위가 국내외 경제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리스크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향후, 확산의 범위 및 기간에 따라 경제적 피해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19로 인한 중국 경제의 정상 성장 경로 이탈은 그 정도 및 정상수준으로의 회복 시기가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의 교역 상대국 중 수출 및 수입 의존도가 모두 1위인 중국시장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한국 경제로 위기가 전염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경제의 위축, 중국산 중간재 및 자본재 수입 차질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한국 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향후 전망
현대경제연구원은, 2020년 1사분기 예상치 못한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그동안의 경기 반등세가 중단되고 다시 경기가 침체하는 더블딥(double-dip, 경기재침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한국 경제에 관해 보고서에서는 “한국 경제는 상반기의 과도한 침체에 따른 기저효과적 반등력과 정부 경기부양책의 영향으로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러나, 중국發 세계 교역 시스템상 GVC(Global Value Chain, 글로벌 가치사슬) 붕괴, 중국 경제 위기, 코로나19의 글로벌 팬데믹(pandemic, 대유행) 지속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 위기가 도래되고, 한국 경제의 불황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경기 전망
상반기 중 ‘코로나 19’의 영향권 내에 들면서 내수와 수출 경기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나, 하반기에는 기저효과에 따른 반등력과 정부 경기부양책의 영향으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1사기 말부터 2사기까지 對중국 수출입 제한에 따른 국내 수출산업의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공급 측면에서는 중국에서의 생산 차질이 한국 내 주력 산업의 중국산 부품 조달에 문제가 생기면서 한국 내 생산 차질에 따른 對 세계 수출 물량 생산이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GVC(Global Value Chain, 글로벌 가치사슬) 붕괴가 예상된다. 수요 측면에서는 중국 내수 시장이 침체에 따른 한국산 제품의 수요 위축으로 對중국 수출 경기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