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SMT Around 이 기사의 입력시간 : 2026-05-01 (금) 5:00:38
전환기 K-자동차, 글로벌 생산 지휘하는 ‘마더팩토리’로 재도약
20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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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ECH, 생산 400만대 수성에도 수익성 둔화…가치사슬 공동화 경고등   
이종 산업 융합과 AI 제조 혁신으로 미래차 초격차 기반 굳힌다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 보루인 자동차 산업이 대전환의 기로에 섰다. 세계 생산 6위라는 견고한 위상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역내 재편과 제조 기술의 급격한 변화라는 이중고를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 기술정책실 맹진규 연구원이 발표한 ‘전환기 국내 자동차 산업 기반 강화 방향’ 보고서는 현재 우리 자동차 산업의 체력을 진단하고, 향후 ‘혁신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국가적 전략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은 여전히 제조업 전체를 지탱하는 거대한 엔진이다. `25년 기준 국내 완성차 생산량은 총 410만 대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는 승용차가 384만 대, 상용차가 26만 대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생산된 차량의 66.7%가 해외 시장으로 나가는 수출 주도형 구조다. 팬데믹 이후 불어닥친 전 세계적 소비 위축과 공급망 차질 속에서도 우리나라는 내수 시장의 지지와 견고한 수출 회복세를 바탕으로 `23년 이후 연간 400만 대 이상의 생산량을 꾸준히 유지해 오고 있다.




경제적 기여도 측면에서는 그 비중이 더욱 압도적이다. `24년 통계 기준 자동차 산업은 국내 제조업 고용의 11.3%를 책임지고 있으며, 출하액 비중은 14.1%, 부가가치 비중은 11.9%에 달한다. 자동차 산업은 단순 조립업이 아니라 금속·비금속 소재부터 정밀 기계, 전기·전자 부품, 그리고 미래 산업의 핵심인 배터리와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산업 생태계의 발전을 견인하는 실질적인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보고서는 우리 자동차 산업 기반이 대외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대체로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로 ‘친환경차로의 빠른 체질 개선’을 꼽았다. `20년 44.4만 대 수준이었던 국내 친환경차 생산량은 `24년 120.3만 대로 무려 170% 이상 급증했다. 내수 시장은 25.2만 대에서 65.0만 대로, 수출은 27.1만 대에서 73.5만 대로 동반 성장하며 양적·질적 팽창을 동시에 이뤄냈다.
이러한 생산 확대는 기업들의 공격적인 시설 투자로 이어졌다. 보고서에 적시된 투자 지표를 살펴보면, `20년 1.3%에 불과했던 자동차 산업의 유형자산 증가율은 `24년 6.4%까지 대폭 확대되었다. 이는 국내 완성차 대기업들이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설하거나 기존 라인을 증설하는 등 하드웨어 측면의 기반을 닦는 데 주력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부품사들 또한 스마트팩토리 공정 도입과 자동화 설비 확충에 사활을 걸었으며, 이러한 설비 투자의 증가가 국내 산업 기반을 지탱하는 실질적인 물리적 동력이 되고 있다고 맹진규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장밋빛 전망만을 내놓지는 않았다. `25년 2~3분기에 접어들며 매출액 증가율과 영업이익률 등 주요 성장성 및 수익성 지표가 과거 대비 약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수익성 하락이 장기화될 경우,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와 같은 미래차 핵심 기술에 대한 재투자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산업의 ‘내실’을 측정하는 고용유발계수와 부가가치유발계수의 하락은 뼈아픈 대목이다. 보고서는 배터리와 같은 핵심 중간재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차를 만들어 판매하더라도 실제 국내 경제에 귀속되는 실익이 과거보다 줄어들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는 가치사슬의 일부가 해외로 이전되거나 생산 단가 구조가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국내 산업 기반을 더욱 정교하게 다져야 할 필요성을 역설한다.


   
보고서는 우리와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과 독일의 사례를 통해 시사점을 제공한다. 일본은 ‘Mobility DX Strategy’를 통해 디지털 협업을 국가 전략으로 격상하고 반도체 및 배터리 등 전략 품목의 자국 내 생산을 전폭 지원하고 있다. 독일 역시 국가 차원의 혁신 펀드를 조성하고, 폭스바겐과 BMW 등이 독일 내에 직접 배터리 셀 공장을 가동하며 핵심 부품 기술의 우위를 자국 내에 묶어두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현지 생산 압박 속에서도 ‘자국 내 핵심 기반’만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정부는 이러한 글로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5년 12월 「K-모빌리티 글로벌 선도전략」을 발표했다. 맹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 전략의 핵심인 1마더팩토리(Mother Factory)‘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국내 공장을 단순히 차를 찍어내는 장소가 아니라, 전 세계 생산 거점의 표준이 되는 기술과 품질 공정을 개발하고 전파하는 ’두뇌‘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정부와 업계는 세 가지 방향에 집중할 계획이다. 첫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이종 산업과의 협업 채널을 확대해 혁신 기술의 유입(Spin-on)을 극대화하는 산업 외연 확장이다. 둘째, 전문 인력 7만 명 양성과 부품 전문 기업 200개 선정을 통한 기초 체력 강화다. 셋째, 한국형 AI 자율주행 모델 및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표준 플랫폼 개발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다.


     
결국 핵심은 ’안정적인 생산 여건 조성‘과 ’기술적 우위 유지‘다.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고 AI 기반 제조 자동화가 확산되는 시점에서, 국내 산업 기반이 혁신의 발원지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우리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맹진규 연구원은 보고서 말미에서 국내 생산 활동이 글로벌 사업을 지탱하는 핵심 보루가 되어야 함을 재차 강조했다. 20년 전 우리가 세계 시장의 추격자였다면, 이제는 마더팩토리를 중심으로 글로벌 생산 지형을 설계하는 설계자로 거듭나야 한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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