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 AI반도체 확대로 전년 대비 64% 폭발적 성장 예고
비(非) AI 수요 위축 및 스토리지 위기 `27년까지 지속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AI 인프라 확충과 메모리 가격 폭등에 힘입어 사상 유례없는 ‘슈퍼 사이클’에 진입할 전망이다. 가트너(www.gartner.com)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6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1조3,000억 달러(약 1,926조6,000억 원)를 돌파하며 지난 20년 내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트너의 최신 전망에 따르면, `26년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무려 64%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4년부터 이어진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이라는 대기록의 정점이다. 특히 인공지능(AI) 프로세싱,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및 전력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면서 반도체 산업이 AI 기술 스택의 핵심 중추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라지브 라지푸트(Rajeev Rajput) 가트너 수석 애널리스트는 “AI 가속기를 포함한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 규모가 `26년에는 50%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GPU 및 맞춤형 비(非) GPU 칩 수요가 전체 시장의 엔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6년 전체 반도체 매출 중 AI 전용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메모리 시장의 기형적인 팽창이다. 가트너는 메모리 가격 인플레이션을 뜻하는 신조어 ‘멤플레이션(Memflation)’ 현상이 올해 극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26년 메모리 분야 매출은 전년 2,163억 달러(약 320조4,700억 원)에서 6,333억 달러(약 938조2,900억 원)로 약 3배가량 수직 상승한다. 이는 DRAM 가격이 125%, NAND 플래시 가격이 무려 234%나 급등할 것이라는 예측에 근거한다. HBM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제품의 공급 부족과 AI 데이터센터발 수요 독점이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록적인 성장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한다. 가트너는 멤플레이션 현상이 AI와 무관한 일반 IT 하드웨어 수요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PC, 스마트폰, 일반 서버 제조사들은 감당하기 힘든 메모리 단가 상승으로 인해 제품 출시를 지연하거나 생산량을 감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 라지푸트 수석 애널리스트는 “급격한 가격 상승은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28년까지 비 AI 수요를 파괴하거나 지연시킬 것”이라며, “특히 스토리지 위기는 ``27년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가트너는 공급업체와 수요 기업 모두에게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기술 공급업체는 `26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파른 가격 상승에 대비한 재고 및 생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반면, 기업의 CIO(최고정보책임자)와 IT 리더들은 현재의 고점 가격이 반영된 불리한 조건의 장기 공급 계약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7년 이후 시장이 정상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격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단기적 혹은 변동형 계약 구조를 모색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