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라인가동률, 제조 소진 등으로 신규 투자 기대 어려워
카메라모듈 관련 양산 개념의 최신 모델 수요 있을 듯
생산설비 공급업체에서는 휴대전화 업종의 경우, 스마트폰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경기 부진까지 겹쳐 설비투자 위축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주요 휴대전화 업체들이 신규 모델 출시를 예정하고 있지만, 라인증설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신규 모델 출시 = 새로운 라인증설’이라는 보이지 않는 공식이 있었다. 이전 모델과 달라진 부문이 많아서 전용 생산라인이 필요했지만, 정체된 시장, 낮은 라인가동률 등을 이유로 투자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2년 들어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OEM들의 제품 제조원가는 상승했으나 소비자들의 구매 여력은 낮아짐에 따라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령과 내수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이고, 기타 신흥국들도 환율 약세 영향으로 스마트폰 구매 수요가 약하게 나타나고 있다. KB증권에서는 '23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0.6% 감소한 12억3천만대로 추정하고, '13년의 10억5천만대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12억6천만대에 이른다. 이 회사는 “미국발 금리 인상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추세는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크게 위축시켰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스마트폰 제조원가에 압박을 주면서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면서, “`'22년 스마트폰 시장은 당초 예상을 크게 하회하며 전년 대비 11% 감소한 12억4천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이 같은 어려움은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B증권에서는 '23년 하반기부터 업황이 양호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OECD 국가들이 자국 경기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어 상반기를 기점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재고 조정에 힘쓰는 동시에 3분기 신제품 출시일정을 잡고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상반기 대비 11% 증가한 6억5천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올해 폴더블 시장의 성장은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폴더블 스마트폰 트래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이는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록한 성과다. 특히 폴더블폰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2%를 넘겼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은 새로운 폼팩터와 함께 프리미엄 제품에 걸맞은 카메라 스펙 등을 갖추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폴드형이 강세를 보이는 중국 폴더블 시장이 2022년 급성장을 보이면서 글로벌 전반적으로 폴드형 출하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성장세가 미진하다고 보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 폰 출하량을 지난해 대비 31% 성장한 1,900만대로 추정했다. 이 회사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커지고 있다”면서, “폴더블 스마트폰만이 제공할 수 있는 특장점이 부족한 가운데, 가격대와 무게, 두께 등도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고, 삼성전자와 함께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성장을 이끌어나갈 동반 업체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생산설비 공급업체에서는 휴대전화 업종의 경우, 스마트폰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경기 부진까지 겹쳐 설비투자 위축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주요 휴대전화 업체들이 신규 모델 출시를 예정하고 있지만, 라인증설로는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불과 7~8년 전까지만 해도 ‘신규 모델 출시 = 새로운 라인증설’이라는 등식이 통용되었다. 그 시기 새롭게 발표된 제품은 이전 모델과 달라진 부문이 많아서 전용 생산라인이 필수적이었다. 폼팩터의 크기가 바뀌기도 했고, 칩/IC의 실장 위치가 이동하기도 했으며, 신뢰성 향상을 위한 공정들이 추가되기도 했다. 그래서 전용 생산라인을 구성해야만 했다. 물론 스마트폰 성장기었던 시기이기에 어마어마한 생산량이 필요했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의 스마트폰 모델은 직전의 모델과 외형적으로 큰 차이가 없어졌다. AP, CPU, 카메라모듈 등과 같은 핵심부품이 개선된 제품으로 바뀐다는 것이외에는 생산공정상 큰 변화가 없다. 기존의 생산라인을 활용하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그래서 신규 모델向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움직임을 찾아볼 수 없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신규 모델 출시에 발맞춰 활발했던 설비투자 붐은 사라졌다. 올해도 비슷한 모습이 나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저하게 떨어진 생산라인 가동률도 설비투자 위축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의 생산 가동률이 대략 70% 정도이며, 협력사는 이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에 진출한 임가공 업체들은 물동량 확보를 위해 열심히 발품 팔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생산캐파 증대, 신규 모델向 설비투자 기대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 되었다. 대규모 라인투자는 극소수이고, 최신 부품 적용 및 라인밸런스 개선, 생산품질 제고 등의 특정 목적용도의 교체 수요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카메라모듈 관련 설비투자는 나올 것으로 유추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하이엔드 프리미엄 제품군의 차별화를 위해 카메라 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 상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S22 울트라 모델의 카메라에 처음으로 2억 화소를 지원한 폴디드 줌을 적용하고, 애플은 초고가 모델인 아이폰15 프로맥스에 고배율 줌이 가능한 폴디드 카메라를 채택할 예정이다. 카메라의 화소 수 상향, 고배율 줌 기능의 모듈 적용과 관련한 양산 개념의 최신형 생산설비 요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