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 이행전략’
파운드리 강점을 활용한 설계, 후공정 등 생태계 강화 방안 논의
국내 시스템반도체 업계의 국제 경쟁력 증대를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붙였다. 정부는 300조원의 대규모 비용을 투입하여 경기도에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메모리-파운드리-팹리스-소부장이 집적된 강력한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세계 최대 클러스터와 유기적 생태계에 기반한 시스템반도체 선도국 도약’을 목표로 하는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 이행전략’을 발표했다.
반도체 산업 현황·전망
무역협회에서는 세계 경제 여건 및 반도체 업황의 악화가 지속되어 최근 반도체 수출이 크게 하락하였다고 진단했다. 주요 원인으로 수요 감소 및 재고 누적 등으로 인하여 메모리반도체의 제품 가격이 크게 떨어진 점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신규 CPU 본격 확대에 따른 DDR5 수요 확대가 예상되며,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에 따른 고용량·고성능 제품 수요 증가 등이 전망되어 하반기부터 업황이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무역협회 측은 “AI 반도체 등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점점 커지는 ‘시스템반도체’
반도체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시스템반도체는 인공지능, 전기화 시대의 산업·안보 공급망의 핵심이나, 국내 업체가 세계 1위인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글로벌 점유율 3% 수준으로 경쟁력이 낮은 상황이다. 옴디아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22년 반도체 시장은 총수익 5,957억 달러(USD, $)를 기록했으며, 이중 메모리 시장이 1,440억 달러(USD, $)로 전체 시장에서 24%이고, 시스템반도체가 3,605억 달러(USD, $)로 61%를 차지했다고 예상했다.
시스템반도체는 중소·중견기업 비중이 높으며 다품종 소량생산의 특성상 소부장-팹리스-제조기업의 생태계 강화가 시장 경쟁력을 결정한다. 특히, 제품·기술 고도화에 따라 IP-설계-디자인하우스-파운드리-후공정 등 시스템반도체 밸류체인 분야별로 전문화가 이루어지는 추세 속에 있다. 국내 업체가 세계 최고 수준인 첨단 제조 분야에서는 투자 각축전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기술 투자로 경쟁력을 높이고 디자인하우스, IP 등 파운드리 생태계 강화가 절실해졌다. 산자부는 “우리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반도체 설계 분야 기술·기업, 후공정, 전문인력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경제 여건 악화로 당분간 반도체 업황 부진과 기업 활력 저하가 우려되는 가운데, 경기 변동의 영향이 적고 인공지능·전기차 등 미래 시장 성장성이 높은 시스템반도체 수출·투자에 대한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현재의 시장상황을 설명했다. 이어서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 최근 경제 환경 등을 고려하여 생태계의 취약 부분을 보완하고, 수출 기여도가 높은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전략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설계-제조-후공정 전반의 생태계 경쟁력을 키우며, 차세대 반도체 대규모 핵심기술 개발 지원과 세제·재정, 우수인력 등 반도체 성장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공급망 재편에 대응한 해외 기술협력 및 수출 지원이 주요 내용이다.
300억원 투자, 세계 최대 규모‘반도체 클러스터’구축
세계 최대의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300조 원을 투입한다. 경기 용인시 일원에 2nm 이하 최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기를 구축하고, 국내외 우수 소부장·팹리스 기업, 연구소 등 최대 150개를 유치한다. 기흥, 화성, 평택, 이천 등의 기존 생산단지와 인근 소부장 기업 및 판교의 팹리스 밸리 간 연계를 통해 메모리-파운드리-팹리스-소부장이 집적한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조성한다. 또한, 민간 주도의 설계-제조 공동 연구 개발(R&D)과 상생협력을 유도하여 시스템반도체 설계를 위한 핵심 요소기술(설계·IP 등)을 확보하고, 반도체 FAB을 활용한 소부장 제품 공동개발 및 양산 테스트도 지원한다.
설계-제조-후공정 전반의 생태계 업그레이드
산업부는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한 지원방안도 발표했다. 팹리스 육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공정 개방 확대 및 첨단공정 IP 공동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 AI반도체용 4나노 공정, 차량·AI·IoT·가전 반도체용 레거시 공정 등 국내 팹리스 다(多) 수요 공정을 대상으로 시제품 제작 및 양산용 파운드리 개방을 확대하고, 디자인하우스, IP 기업과 파운드리 간 협력을 통해 설계 플랫폼과 첨단 IP 개발에 지원한다. 이를 위해 연구 개발(R&D), 시제품, 인력 등 파운드리-소부장-팹리스 생태계 혁신 협력에 민간 주도로 2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유망 팹리스 업체의 성장에도 정부는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35년 매출 1조 원 기업 10개 확보를 목표로 두었다. AI·전력·센서 등 유망분야의 스타 팹리스를 선정(`?23년 3월, 20개)하고, 기업주도형 전용 연구 개발(R&D)과 설계툴-IP-개발-시제품-판로 등을 일괄 지원하여 글로벌 기업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아울러, 팹리스의 비용 부담이 높은 첨단공정 시제품 제작 시 기존 일반공정 대비 2배 수준을 지원할 계획이다.
반도체후공정의 첨단 패키징 선도를 위해 대규모 민간 투자, 연구 개발(R&D)을 유도할 계획이다. 비수도권에 24조 원 규모의 민간 투자를 유치하여 패키징 연구개발 및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대규모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여 후공정 소부장·패키징 기술 등의 개발 및 상용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차세대 반도체 핵심기술 개발도 지원
이번 전략에는 차세대 반도체 대규모 핵심 기술개발 지원도 포함되어 있다. 전력·차량·AI 등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3대 유망 반도체 기술 분야에 대규모 연구 개발(R&D)에 3.2조 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기획·추진하고, 연구 개발(R&D)로 개발한 제품의 상용화까지 지원하는 설계·성능 검증 플랫폼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자동차·가전·전력 등 분야에서 글로벌 대기업·공기업과 팹리스가 계획 수립부터 구매 조건부로 반도체를 개발하는 대규모 수요연계 프로젝트에 건당 50~80억 원을 투입한다.
세제·재정, 우수인력 등 반도체 성장기반 강화
산업부의 이번 전략에는 세제·재정 지원을 대폭 확대하여 반도체 기업 신규 설비투자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계획도 들어가 있다. 첨단산업 분야 제조시설 신·증설시 세제지원을 기존 8~15% 공제를 15~25%로 확대했다. 평택·용인 클러스터 대상 전력, 용수 등 인프라 구축에도 ?`23년 천억원을 지원하여 글로벌 투자 유치 경쟁에 대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