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年 업종별 시장 전망(자동차·EV 編) |
| “생산공정의 고도화”, 설비·장비 투자 패러다임의 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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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1 글 : 박성호 기자 / reporter@sgmedi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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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SDV 전환, 자동차 생산라인 再 설계 추세
증설보다 재편… 자동차·부품·이차전지 설비투자의 새 기준
지난해 자동차 산업은 수출 규모만 보면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생산 현장에서는 조용한 재편이 진행 중이다. 전동화 속도 조절, SDV 확산, 미국 관세 리스크와 현지화 압력은 완성차·부품·이차전지 산업 전반의 설비 투자 기준을 바꾸고 있다. 증설 중심의 투자는 줄어든 반면, 혼류 생산 대응, 전장·배터리 공정 고도화, 자동화·표준화 설비에 대한 선택적 투자가 확대되는 흐름이다. 자동차 산업의 경쟁은 이제 차를 얼마나 많이 만드느냐가 아니라, 어떤 공정과 설비로 미래를 준비하느냐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25년 자동차 산업은 겉으로 보면 비교적 안정적인 수출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생산 구조와 설비 투자 기준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전동화 속도 조절, 미국·유럽의 정책 변화, 중국 기업과의 경쟁 심화는 완성차 산업뿐 아니라 자동차부품, 전장, 이차전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설비·장비 산업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26년을 향한 자동차 산업의 핵심 키워드는 ‘확대’가 아닌 ‘재편’이다.
지난해 자동차 생산은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예측된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의 ‘2026 경제·경영 환경 전망’에 따르면, `25년 자동차 부문은 글로벌 친환경차 수요 확대에 따른 수출 증가와 국내 내수 판매 호조에 기인하여 생산이 늘었다. 한국무역협회의 ‘2025년 수출입 평가 및 2026년 전망’에서도 `25년 자동차 수출을 전년 대비 1.6% 증가한 719억 달러(약 94.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對美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미국 이외의 유럽·중남미·중동 등 신흥 시장에서 친환경차 수요가 확대되어 수출 규모가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국내 하이브리드 수요 확대에 따른 친환경차 판매 증가와 전년도 내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도 생산량 증대에 기여했다.
그러나 완성차 업계의 설비 투자는 과거와 같은 양적 증설 국면이 아니다. HEV·BEV 병행 생산이 불가피해지면서 차체, 도장, 의장 공정 전반에서 혼류 생산 대응 능력과 공정 유연성이 가장 중요한 투자 기준으로 떠올랐다. 단일 차종 대량 생산을 전제로 설계된 기존 라인은 점차 한계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자동화 설비 역시 ‘속도’보다 ‘전환성’이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26년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이 본격 양산되는 원년으로 평가된다. 이는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전장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으며, 설비·장비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CU 수는 줄어들고, 고성능 통합 제어기와 전력반도체, 고신뢰 전장 모듈 비중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전장 생산라인에서는 단순 조립 중심의 SMT 라인보다 고밀도·고신뢰 공정을 구현할 수 있는 SMT·검사·솔더링 설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력반도체 대응 리플로우, 선택적 솔더링, 인라인 AOI·X-ray 검사 장비는 자동차 전장 라인의 기본 구성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SMT생산설비 제조 및 공급업체는 최근 자동차 전장 분야에서의 투자가 명확한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규 라인 증설보다는 기존 라인의 자동화 수준 고도화, 불량률 저감, 데이터 연계 강화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는 전장 부품의 고신뢰 요구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HEV·전기차용 인버터, BMS, ADAS 모듈 생산에서는 셀렉티브 솔더링과 고정밀 리플로우 공정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장비 업계 관계자들은 “자동차 전장은 이제 SMT 장비 단품이 아니라, 공정 전체를 패키지로 제안할 수 있는 업체만이 경쟁력을 갖는다”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부품 산업은 가장 빠른 구조 전환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완성차의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부품 현지 조달 비중 강화를 위해 국내 부품업체는 설비 투자 전략을 해외 중심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무역협회의 ‘2025년 수출입 평가 및 2026년 전망’ 보고서에서는 `25년 자동차부품 수출이 전년 대비 5.8% 감소한 212억 달러(약 28.1조 원)를 기록하며, `26년에도 이보다 더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된다. 전기차 캐즘 장기화, 미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 유럽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변경, 부품 공급망 현지화 확대에 따라 자동차 부품 수출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서는 올해 자동차부품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한 211억 달러(약 28.1조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완성차의 미국 현지 생산 확대로 동반 진출한 자동차부품 기업의 확대가 작년에 비해 약 15%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편, 생산설비 업체는 국내 공장의 신규 설비 투자는 제한적인 반면, 미국·멕시코 현지 공장 신설 및 증설과 함께 로봇 자동화, 물류 자동화, 공정 통합형 설비 도입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장비 선택 기준 역시 가격 중심에서 안정성, 유지보수, 현지 대응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와 한·미 232조 품목 관세 협상은 장비 업계에도 중요한 변곡점이 됐다. 단기적으로는 투자 지연 요인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공정 내재화와 장비 국산화 요구를 자극하고 있다.
완성차 및 대형 부품사들은 외산 장비 의존도를 줄이고, 글로벌 공장에 동일하게 적용 가능한 표준화 설비를 확보하기 위해 국내 장비업체와의 공동 개발을 확대하는 추세다. 단순 납품이 아닌, 공정 설계 단계부터 참여하는 방식의 협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차전지 산업은 현재 자동차 산업 전반에서 가장 신중한 설비 투자 기조를 보이고 있다.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의 과잉 생산으로 신규 셀 라인 증설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대신 기존 라인의 수율 개선, 자동화 고도화, 안전성 강화 설비 투자가 중심이 되고 있다.
반면 ESS 배터리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설비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증설과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ESS용 배터리 생산라인, 모듈·팩 자동화 설비, 고신뢰 검사 장비에 대한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 이는 자동차용 배터리 중심이었던 장비업체들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관세 불확실성 완화가 긍정적이지만,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와 유럽 내 중국 기업과의 경쟁 심화는 중장기 리스크로 남아 있다고 분석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자동차 산업의 설비 투자는 더 이상 경기 회복에 따른 일괄 증설이 아니라, 선별적·전략적 투자로 전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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